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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맛보기]엉겁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엉겁[뜻]끈끈한 몬(물건)이 범벅이 되어 달라붙은 (상태)[보기월]먼지와 서리가 엉겁이 되어 풀처럼 잘 씻기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이레 이가 마뜩잖아서 이를 손보러 가려고 수레를 타고 왔는데 바빠서 못 가기를 여러 차례 되풀이했습니다. 그래서 제 수레는 여러 날 밖에서 잠을 잤습니다. 여느 때에는 땅밑에 세워 두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었는데 몇 날을 밖에 두었더니 앞이 뿌옇게 빛깔을 입혀 놓은 것 같았습니다. 먼지와 서리가 엉겁이 되어 풀처럼 잘 씻기지도 않았습니다. 우리 토박이말도 이처럼 너무 오랫동안 내팽개친 채 삶과 떨어지게 되면서 사람들 마음이 엉겁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람들 마음을 닦아내고 토박이말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25 **숨관=기관, 숨관가지=기관지, 허파꽈리=폐포, 바꾸다=교환하다, 대롱=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32, 3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 32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 ‘동무’가 보이고, 셋째 줄에 ‘힘살’도 보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도 ‘친구’, ‘근육’이라는 말만큼은 아니지만 이제 그렇게 많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다섯째 줄에 ‘허파’가 보이고 열한째 줄에 ‘숨관’, 열셋째 줄에 ‘숨관가지’, 마지막 줄에 ‘허파꽈리’가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 ‘숨관’은 ‘기관’, ‘숨관가지’는 ‘기관지’, ‘허파꽈리’는 ‘폐포’..
[토박이말 맛보기]스스럽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스럽다[뜻]1)사귀어 지내는 사이가 그리 두텁지 못하여 조심스럽다[보기월]그렇게 토박이말을 스스러운 손님처럼 여기는 분들을 보면 제 마음이 더 바쁩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아 눈코 뜰 새가 없는 요즘입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도 한 해 동안 토박이말 놀배움에 남달리 앞장선 배움이(학생), 학급, 집을 뽑는 토박이말 사랑이, 토박이말 사랑뜸(학반), 사랑집 뽑기 앞생각(계획)을 마련하느라 늦게까지 있었습니다. 제가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이 누구나 다 아는 말이 아니다 보니 거의 다 낯설고 어렵게 느끼십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맛보여 드리지 않고는 그런 말을 듣거나 볼 일이 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토박이말..
[토박이말 되새김]들겨울달 네이레(11월 4주) 어제 아침 조금 흐린 하늘과 빛바랜 고까잎을 서너 낱(개) 달고 있는 나무를 보니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날씨 탓인지 아이들도 여느 날보다 더 몸을 움츠리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배곳 뒤 건널목에 세워 둔 수레 때문에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기별할 곳도 적어 놓지 않아서 뾰족한 수가 없었지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수레 임자는 귀가 많이 간지러웠을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많이 풀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아 주려고 여러 가지로 애를 쓰긴 하는데 얼마나 먹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뭔가 답답할 때 찾아와 이야기를 하..
[토박이말 맛보기]엇박이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박이[뜻]한군데에 붙박이로 있지 못하고 갈아들거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상태. 그런 일이나 몬(물건)[보기월]엇박이 아이들이 많은 뜸(반)은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이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이 배곳 밖에서 안에서 하던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알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냥 장난으로 재미로 했다고 하지만 그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어려움을 주는지 생각하지 않고 움직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셋으로 알았는데 뒤에 보니 여덟 아이가 얽힌 일이었습니다. 자잘못을 따지면 조금 더하고 덜한 것은 있겠지만 그곳에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같이 풀쳐(용서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러 갔습니다. 아이들 잘못을 너그럽게 헤아려 주셔서 일이 더 커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