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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온가을달 한 이레 어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밖은 아직 날이 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곧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조금 흐린 날씨였습니다. 날이 흐릴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말입니다. 저를 만나러 오는 분도 있었고 제가 만나러 갈 분도 있어서 날이 바뀔 때까지 셈틀(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잤는데 눈은 잠이 일찍 깼습니다. 챙길 것을 다 챙기지 못 했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배곳 할 일(학교 일과)를 챙긴 뒤에 아이들 배움 갖춤몬(학습 준비물)을 챙기러 갔습니다. 도움을 줄 아이들이 와 있어서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만나러 오신 분들과 나눈 이야기는 다음 달 ‘아이좋아’라는 다달책(월간지)에 실린다고 합니다. 좋게 써 주셔서 많은 분들이 토박이말에 마음을 쓰게 하는..
[토박이말 맛보기]씨양이질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씨양이질 [뜻]한창 바쁠 때에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하는 짓 [보기월]혼자 일을 하면 씨양이질 하는 사람도 없고 좋겠다 싶지만 아마 엄청 외롭고 힘들 것입니다. 그제 저녁에는 배곳에 새로 온 새내기 갈침이(교사) 반김풀이(환영식)를 하였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반갑게 맞이하는 말과 많이 도와 달라는 바람을 주고받는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첫발을 내딛는 배곳에서 한 반김풀이(환영식)가 잘 잊히지 않는데 기분 좋은 자리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하다보면 마음이 맞지 않아 어려운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혼자 일을 하면 씨양이질 하는 사람도 없고 좋겠다 싶지만 아마 엄청 외롭고 힘들 것입니다. 혼자가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4-죽엄, 돋다, 둘레, 해, 눈섭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12, 1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112쪽 첫째 줄에 ‘죽엄’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이라면 ‘죽음’이라고 했지 싶습니다. 요즘 말모이(사전)에서 ‘죽엄’을 찾으면 나오지 않고 ‘주검’을 찾아야 나옵니다.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이라는 뜻으로 쓰는데 본디꼴이 ‘죽+엄’이라면 그것을 밝혀 적는 것이 뜻을 알아차리기는 쉽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무덤’이라는 말도 ‘묻+엄’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라고 알려주니 더 쉽다고 했습니다. 셋째 줄에 ‘달이 돋는’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에는 달이 ‘..
[토박이말 맛보기]옴살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옴살[뜻]마치 하나의 몸같이 가까운 사이[보기월]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옴살이 되기 어려운 만큼 옴살을 갖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8월은 가을로 들어선다고 '들가을'이라고 했는데 이 달은 가을로 들어서서 온이(전부) 가을로 가득한 '온가을달'입니다. 새로운 달을 비롯한지 사흘째이지만 배곳(학교)는 새로운 이레(주)를 여는 날이자 여는 때라면 새배때(새학기)를 여는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배곳(학교)을 떠나신 분들의 자리에 새로운 갈침이(교사) 두 분이 새로 오시고 몸이 좋지 않아 쉬는 자리에 또 한 분이 오셨습니다. 새로운 만남과 알음알이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처음이라는 설렘과 떨림이 자리느낌(분위기)을 바꾸는 데 도..
[토박이말 맛보기]씨식잖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씨식잖다 [뜻]같잖고 되잖다. [보기월]몇 해 앞에 한 두 그루를 베어 낼 때는 씨식잖게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뒤낮(오후)에는 마침배곳(대학원) 만남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날이었지만 자리를 하지 못한 분들이 있어서 짧게 앞생각(계획)을 이야기하고 다음 이레(주)에 만나서 꼼꼼하게 이야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남들은 쉬거나 놀러 가는 날에 배우려고 나온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알찬 만남이 되도록 힘을 써야겠습니다. 만남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일찍 끝이 나서 할아버지 무덤가에 풀을 베러 갔습니다. 대나무와 아까시나무가 많이 자라서 그것들을 베어 내느라 더 오래 걸렸습니다. 몇 해 앞에 한 두 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