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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들겨울달 세 이레 기분 탓인지 저녁에 먹은 먹거리 탓인지는 모르지만 아침에 일어나기가 한결 가볍습니다. 일찍 눈을 뜬 뒤 누워서 이리저리 움직여 몸을 깨우고 일어나니 밥맛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여느 날보다 조금 일찍 나왔다 싶었는데 배곳(학교)에 닿으니 그리 일찍은 것도 아니더군요. 아래도 추워지니까 손발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 살갗도 더 힘이 없어진 느낌이 듭니다. 눈물도 때를 가리지 않고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머리카락은 더 푸석푸석한 것을 보니 겨울이 더욱 깊어지는가 봅니다. 벌써부터 손과 발이 시려서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둘레에 여럿 있고 나무에 달린 잎들도 바짝 말라서 쪼글쪼글한 것이 불이 가까이 가면 금방 불이 붙을 것만 같습니다. 다른 나라이긴 하지만 불이 아주 엄청..
[토박이말 맛보기]우짖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짖다[뜻]1)새가 울며 지저귀다[보기월]그러고 생각하니 집에서나 배곳에서 새가 우짖는 소리를 들어 본 게 언젠가 싶었습니다. 일어날 때를 알리는 소리에 잠을 깨면 따뜻한 물을 마십니다. 그러면 속도 잠에서 깨어나는 느낌입니다. 아침을 먹고 씻으러 가면 씻을 때 소리꽃(음악)을 듣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물소리 새소리가 담긴 소리꽃이 흘러나왔습니다. 마치 제가 골짜기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그러고 생각하니 집에서나 배곳(배곳)에서 새가 우짖는 소리를 들어 본 게 언제였나 싶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도 시골집에 가면 집 앞 감나무에 앉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말이지요. 새도 살기 어려운 곳에 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2- 속셈, 붓셈, 삯,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16~1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6쪽 첫째 줄에 앞서 살펴본 적이 있는 ‘셈’이 나옵니다. ‘계산’이라 하지 않고 ‘셈’이라고 한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줄에 ‘속셈’이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암산’이라는 말을 더 많이 자주 들은 분들은 낯설 것입니다. 하지만 어릴 때 ‘속셈’을 배우러 다닌 적이 있다는 분들 가운데 ‘속셈’의 뜻을 잘 모르는 분들이 있더군요. ‘속셈’에서 ‘속’이 ‘빠를 속’이니 ‘빨리 셈하는 것’을 뜻하는 것인 줄 알았다고 하는 분을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속..
[토박이말 맛보기]우중우중/(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중우중[뜻]몸을 일으켜 서거나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제가 가까이 가서 기척을 하니 우중우중 일어나 비켰습니다. 어제 아침은 잠이 좀 모자랐는데도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아침도 맛있게 챙겨 먹고 여느 날보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섰습니다. 배곳(학교)에 들어가려고 할 때 생각지도 않은 기별이 와서 수레를 돌렸습니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 헐레벌떡 뛰어 가는 아이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났습니다. 발수레를 숨이 차도록 밟고 달려와 언덕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려 땀을 뻘뻘 흘리며 발수레를 밀고 올라가곤 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허둥지둥 챙길 것을 챙기고 아침모임까지 마친 뒤에야 오늘 할 일들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다른..
[토박이말 맛보기]우주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우주다[뜻]장사판에서 이익을 남겨 주다.[보기월]누가 우준다는 것을 마다하기 쉽지 않겠지만 씁쓸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비가 온다는 기별을 듣고 슈룹(우산)을 챙겨 나갔습니다. 아침에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낮에 비가 조금 왔습니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밖에서 잘 놀더군요. 그렇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인데 놀 겨를이 넉넉하지 않아 늘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비를 맞고 고뿔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둘레에 몸이 좋지 않아 쉬게 되는 분들도 계시고 애를 먹이는 아이들 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된 분들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집안이든 배곳(학교)이든 함께 지내는 사람들끼리 사이가 좋아야 되는데 그게 마음 같지 않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