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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4-가름, 조각, 이루어짐, 살림살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1쪽, 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쪽 둘째 줄부터 요즘 배움책에서는 볼 수 없는 말들이 많아서 놀라우면서도 참 기뻤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쓴 배움책을 볼 수 있어서 말입니다. 먼저 보이는 ‘가름’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단원’이라고 하는 곳이 많고 ‘마당’이라고 하는 곳이 드물게 있는데 이것을 ‘가름’이라고 한 것이 새로우면서도 이렇게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찾듯이 이렇게 ..
지난 낫날(목요일)부터 여름 말미(휴가)를 다녀오느라 토박이말 맛보기를 쉬었습니다. 모든 것을 잊고 쉬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챙길 게 있어서 그렇게 하지도 못했습니다. 마을배곳 일도 있었고 닦음(연수) 때문에 마음을 쓸 일도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던 곳에서 도움을 못 주겠다는 기별을 받아 슬펐습니다. 앞생각(계획)대로 일이 되어야 좋은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닦음(연수) 때 쓸 갖춤몬(준비물)을 미리 챙겨 놓고 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다른 사람을 번거롭게 한 일도 있었습니다. 저하고 날까지 바꿔 주었데 더운 날 더 덥게 해서 많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길지 않은 날이었지만 해, 안개, 비, 바람을 다 만날 만큼 날씨도 여러 가지였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본 안개 가운데 가장 짙은 밤안개를 뚫고 달리기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3-도톨이, 맴돌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셈본 6-1’의 60쪽, 6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60쪽 다섯째 줄에 ‘도토리’와 ‘팽이’가 나옵니다. 저는 이런 말이 나올 때면 아이들에게 묻곤 합니다. “‘도토리’는 왜 ‘도토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팽이’는 왜 ‘팽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라고 말이지요. 이런 물음에 아이들은 저마다 가진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을 해 줍니다. “도토리를 받치고 있는 받침을 보면 도톨도톨한데 받침이 도톨도톨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라고 하기도 하고 “팽이는 우리가 여러 가지 힘으로 돌리면 팽팽 잘 도니까 팽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요?”라는 말을 하는..
여러 날 동안 마음을 쓰고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어제는 더욱 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낮밥을 먹고 난 뒤에는 졸음이 몰려와서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제가 이런데 함께 갔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름말미(방학)를 앞두고 챙길 일이 많아서 쉴 겨를도 없이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집에 갈 때가 되었더라구요. 비가 그치고 해가 나니 날씨는 무더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더위를 많이 타는 저는 더 힘이 듭니다. 그래도 겪배움을 다녀 온 뒤 알림글(보고서)을 올려 주신 것을 보니 힘이 났습니다. 그렇게 저마다 마음에 남은 작은 느낌들이 토박이말을 살리는 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고갱이'는 우리가 흔히 쓰는 '핵심'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입..
지난 닷날부터 비가 왔고 엿날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 한바람(태풍)이 지나 갈 것이라는 미리알림이 있었기 때문에 토박이말 겪배움을 가야 하느지 말아야 하는지를 두고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떠나는 아침 일찍이 아니라 뒤낮(오후)에 온다고 했고 저희가 가는 충주, 여주는 그렇게 비가 많이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길을 나섰습니다. 떠나기 앞서 제가 제 바람을 담아서 '아침에 길을 나설 때 비는 조금 오고 저 위에 가 닿을 뒤낮에는 비가 그칠 거다'라고 했던 말처럼 날씨가 도와 주었습니다. 아침에 비바람을 맞을 생각으로 옷과 신을 챙겨 나섰는데 비는 아주 조금 내렸고, 충주 우리한글박물관 구경을 하고 여주로 가는 길에도 비가 왔는데 늘푸른자연학교에 닿으니 비가 그쳤습니다. 우리한글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