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4-가름조각이루어짐살림살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1951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1, 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쪽 둘째 줄부터 요즘 배움책에서는 볼 수 없는 말들이 많아서 놀라우면서도 참 기뻤습니다이렇게나 많은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쓴 배움책을 볼 수 있어서 말입니다.


먼저 보이는 가름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습니다요즘 배움책에서는 단원이라고 하는 곳이 많고 마당이라고 하는 곳이 드물게 있는데 이것을 가름이라고 한 것이 새로우면서도 이렇게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찾듯이 이렇게 먼저 쓴 말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셋째 줄에 나오는 조각도 반가운 말이었습니다흔히 이라고 하고 그 보다 작은 것은 이라 하고 합니다요즘 배움책에서는 소단원이라고 하는데 조각이라는 말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이 말도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어서 나온 이루어짐이라는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는 성립이라고 하는 말을 갈음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그 다음 줄에 나오는 살림이라는 말은 요즘 배움책이었으면 생활이라고 했을 말입니다.


셋째 줄에는 민족이라고 했는데 다섯째 줄에는 겨레라고 한 것을 보고 두 말 가운데 하나의 낱말을 쓰지 못한 까닭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어 더 가슴 한 쪽이 아리기도 했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첫 살림이라는 말과 2쪽 일곱째 줄에 나오는 첫 살림살이는 같은 뜻으로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이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 원시생활이라고 하는 말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쪽 둘째 줄에 나오는 지내온 길과 머물러 산 곳도 참 쉽게 풀어서 쓴 말이라 반가웠습니다요즘 배움책에서는 역사와 주거지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말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넷째 줄에 나오는 한 핏줄은 같은 혈통을 풀어 준 말이고 여덟째 줄에 나오는 옮아 왔을은 이동했을을 쉽게 풀어 준 말입니다그 다음 줄에 나오는 옷을 지어 입거나’, ‘곡식을 거두어 먹을’, ‘돌을 갈아서’, ‘들짐승을 잡아먹고 그 가죽을 벗겨서 몸에 걸치었으며와 같은 말들이 모두 요즘 배움책과 다른 쉬운 말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쉬운 말인지 그리고 어떤 말이 더 우리말다운 말인지를 생각해서 쉬운 말 우리말다운 말을 쓰고자 한다면 쓸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의 자리에서 보느냐에 달린 것임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요즘 일본이 우리에게 하는 것을 보면서 나라를 되찾았을 때 함께 되찾지 못한 우리말이 더 뼈아프게 느껴집니다옛날 배움책을 만들었던 분들의 마음으로 배움책을 만들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4352해 더위달 서른하루 삿날 (2019년 7월 31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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