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8-사람고른수물기내어보내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1951펴낸 셈본 6-1’의 14, 1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4쪽 첫째 줄에 다음 셈을 하여라.”가 나옵니다요즘 배움책에는 나오지 않은 말이고 계산이라는 말이 익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말입니다그래서 저는 더욱 이 말이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나날살이에서도 무엇을 사러 갔을 때나 밥을 먹으러 가서도 다 계산을 하지 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하지만 이렇게 옛날 배움책처럼 셈을 하라는 말을 썼다면 오늘날 우리가 셈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15쪽에는 반가운 말들이 여럿 나옵니다먼저 사람을 세는 하나치(단위)로 사람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이 말은 앞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사람을 세면서 몇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알맞고 쉬운 말인데 요즘 배움책에서는 을 쓰고 있습니다나날살이에서도 사람보다 을 더 많이 쓰는 까닭은 다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다음 줄에 나오는 도 마찬가지입니다. ‘을 세는 하나치는 이 가장 알맞은 말입니다그런데 요즘 배움책에서는 을 쓰고 있고 나날살이에서도 거의 다 을 씁니다. ‘이라고 하면 오히려 놀라는 사람도 있을 만큼 이라는 말이 낯익은 말이 되었습니다.

 

열째 줄에 고른수가 나옵니다이 말은 앞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생각이 나실 거라 믿습니다요즘 쓰는 평균을 가리키는 말인데 평균이라는 말을 아이들이 좀 더 알아차리기 쉽게 풀어 주는 좋은 말이라 생각합니다.

열셋째 줄에 사람꼴이 있습니다요즘에는 명꼴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람을 세는 말인 만큼 사람꼴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면 좋겠습니다.

 

열다섯째 줄에 물기가 나옵니다이 말은 수분이라는 말에 밀려 잘 쓰지 않는 말입니다사람 몸에 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수분보다는 물기가 더 쉬운 말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마지막 줄에 나오는 내어보낸다는 말도 배출이라는 말보다는 훨씬 쉬운 말입니다.

 

말을 쓰는 사람들이 골라서 쓴다고 하지만 이렇게 배움책에서 어떤 말을 쓰느냐에 따라 나날살이 말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은 힘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그 힘이 누구를 생각하고 쓰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쪽이 어느 쪽인지 똑똑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352해 온여름달 열아흐레 삿날 (2019년 6월 19일 수요일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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