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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바라기

[토박이말 맛보기]일매지다

토박이말바라기 2019. 3. 18. 10:07


[토박이말 맛보기]일매지다/()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일매지다

[]모두(다 고르고 가지런하다

[보기월]울타리를 따라 서 있는 개나리가 일매지긴 했지만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다섯 뜸(아이들 배움을 돕고 바로 이어서 맞봄꼲기(면접심사)를 하고 오니 저를 찾는 기별이 왔습니다진주교육지원청 마을배곳(학교일을 맡으신 두 분께서 도움 말씀을 해 주러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기로 했었는데 다른 마을배곳에 갔다 오시는 길에 들렀다 가려고 여러 찰(차례기별을 하셨는데 제가 받지를 않았다고 하시더군요아침부터 말틀(전화기볼 겨를이 없었다는 참일(사실)을 말씀드렸지만 오래 기다리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앞생각(계획)만 보고 들말마을배곳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잘 알 수 없었는데 제 말씀을 듣고 알아차리셨다고 하셨습니다쓸 돈을 깎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기뻤습니다생각한 대로 잘 꾸릴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엿날(토요일마침배곳(대학원배움을 돕고 큰아이가 다니는 배곳에서 열린 가르침길 길잡이(교육과정 설명회)에 갔었습니다오랜 때새(시간풀이 말씀을 들어도 환하지 않은 한배곳(대학가는 길은 참 멀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서른 해가 넘도록 크게 달라지지 않은 그 길은 무슨 까닭으로 그리 단단하기만 한 걸까요아이들 앞길에 걸림돌인 것만 같아 마음은 더 답답했습니다.

 

자리를 함께하신 어머니들과 나누는 말씀을 들으니 많은 아이들이 길을 헤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아이들은 아득하기만 한 제 앞길을 헤쳐 나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데 그걸 보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속을 썩인다고 하니 마주이야기(대화)가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그저 믿고 지켜봐 주는 것 말고 어버이가 따로 할 게 없을 것 같았습니다.


밝날(일요일)은 모자란 잠을 좀 채워 잤습니다저절로 눈이 뜨질 때까지 자고 일어나 아침밥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늦고 낮밥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른 밥을 먹었습니다설거지를 하고 몇 가지 집안일을 챙기고 나서 배곳(학교)에 갔습니다.

 

배곳 둘레를 따라 걸어가면서 냉이꽃별꽃봄까지꽃광대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울타리 가에 심어 놓은 개나리도 예쁘게 피어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요울타리를 따라 서 있는 개나리가 일매지긴 했지만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사이에 더 심든지 거름을 좀 하든지 해서 우거지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쉬는 날이라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당에는 노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했고 안에도 일을 하러 오신 분들이 저 말고도 몇 분 더 있었습니다쉬는 날이지만 그렇게 와서 한 가지라도 일을 줄여 놓으면 그만큼 나머지 날을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쉬는 날도 푹 쉬지 못하고 와서 일을 하는 걸 보니 제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 동네 아이들은 일매지게 작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학생들이 교복을 일매지게 입었다.(표준국어대사전)

-대창은 모두 한 솜씨로 맞춰 깎은 듯이 길이와 모양새가 일매졌다.(송기숙녹두장군)


4352해 온봄달 열여드레 한날(2019년 3월 18일 월요일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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