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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5- 붙이, 살붙이, 피붙이 1학년 국어 교과서 첫째 마당에 ‘아버지’, ‘어머니’ 다음에 나오는 말이 ‘가족’입니다. 이 말과 비슷한말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식구’라는 말도 생각이 나실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식구’ 말고 다른 말을 하나 더 말해 보라고 하면 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나날살이에 쓰는 낱말이 많지 않은 것이지요. 가족’이나 ‘식구’를 뜻하는 토박이말은 없는 것일까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말집 사전에 나온 풀이에 따르면 ‘가족’, ‘식구’와 비슷한말에는 ‘식솔’, 가솔, ‘권솔’, ‘육친’, ‘처자’, ‘처자식’과 같은 한자말이 있고 토박이말로는 ‘집’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말이 ‘주로 부부로 ..
[토박이말 살리기]-열달(10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건들장마가 잦다는 말을 할 만큼 비가 자주 오긴 합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쪽빛 하늘을 자주 볼 수 있는 가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로 길이 많이 막힌다는 기별도 들으셨을 겁니다. 온이 가을로 가득 찬다는 지난 온가을달에도 올된 벼, 감, 밤을 맛보신 분도 계셨을 것입니다. 이제 온갖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열매달 ‘열달’입니다. 아람이 벌은 밤송이를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할 것입니다. 힘을 들여 보늬까지 벗긴 밤은 날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으면 짜장 고소합니다. 그래서 남이 까준 밤이 그렇게 더 맛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열매는 말할 것도 없고 봄부터 여름까지 잘 ..
[토박이말 살리기]1-79 떠세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떠세'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재물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젠체하고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떠세를 부리다."와 "명옥이만 하더라도 툭하면 떠세가, 제 남편 덕에 출세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라는 염상섭의 '돌아온 어머니'에 있는 월을 보기를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돈이나 권력 따위를 내세워 잘난 체하며 억지를 씀'이라고 풀이를 하고 "같잖은 양반 떠세로 생 사람을 잡아다가 수령 놀이를 하다니!"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두 풀이를 알맞게 하면 쉬운 풀이가 되겠다는 생각에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떠세: 돈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잘난 체하며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 한마디로 돈이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6-좋지 않은... 한글날을 맞아 여러 가지 기별이 들리던데 너희들은 어떤 기별에 눈과 귀가 쏠렸는지 궁금하구나. 여느 해와 달리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기별이 우리 고장 진주에서 몇 가지 들려 기뻤단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토박이말을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가 가장 바람직한 말글살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바탕이 조금씩 다져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단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좋지 않은 날은 없다. 좋지 않은 생각이 있을 뿐이다."야 이 말씀은 '데이비드 어빙'이라는 분이 남기신 말씀인데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하루'를 우리의 '삶'을 굳힌다는 뜻을 담은 말씀이라고 생각해. 나를 먼저 돌아 보렴. 나는 어떤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책에서 길을 찾다]4-뒤잇다 오늘 되새겨 볼 글도 지난 글에 이어서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에 있는 것입니다. 월에서 제 눈에 띄는 말을 가지고 생각해 본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말년에 을사 조약이 맺어지고, 뒤이어 경술 합병이 되자, 스승은 손에 들었던 호미 자루를 던지고 어린 두 주먹을 차돌처럼 불끈 쥐고 멀리 멀리 하늘 저쪽을 노려보며 구슬같은 눈물 방울이 발 등을 적시었다. 그 때부터 그 손에는, 그 가슴에는, 이 겨레의 목숨이 이 民族의 역사가, 이 나라의 希望이 가득 차지하였었다. 그리하여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고향을 등진 스승은 산길 물길을 두려워 하지 않고 한번 품은 큰 뜻은 더욱 굳어가고 커갈 뿐이었다. [이극로(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