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쇠붙이테 쇠붙이공 쇠막대기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67쪽부터 6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앞서 보여드린 66쪽 마지막 월이 67쪽 첫째 줄까지 이어집니다. “선로를 이어 놓은 자리에는 조금씩 틈이 있다.”인데 여기서 ‘선로’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선로’는 ‘줄 선(線)’, ‘길 로(路)’로 된 한자말로 뜻대로 풀이하면 ‘줄길’이 됩니다. 하지만 ‘쇠로 만든 길’이니 ‘쇳길’이라고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요즘 ‘레일(rail)’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데 이런 것부터 하나씩 토박이말로 바꾸는 일에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또 다른 책이나 풀이에서는 ‘간격’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틈’이라는 쉬운 말을 써 주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여덟째 줄에 나온 ‘쇠붙이테’와 열째 줄에 나온 ‘쇠붙이공’, 열셋째 줄과 열넷째 줄에 걸쳐 있는 ‘쇠막대기’도 쉬운 토박이말이라 좋았습니다. ‘쇠붙이테’는 쇠붙이로 만든 테니까 굳이 어려운 한자말을 쓰고자 했다면 ‘철고(鐵箍)’라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쇠붙이공’도 ‘철구(鐵球)’라고 할 수 있었겠지요. ‘쇠막대기’도 ‘철봉(鐵棒)’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쓰지 않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에게 어려운 말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쇠붙이테’는 ‘쇠테’, ‘쇠붙이공’은 ‘쇠공’이라고 해도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보태봅니다.

 

열한째 줄에 ‘뜨겁게 열하여’라는 말이 나옵니다. ‘열하다’라는 말이 낯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요즘에는 ‘가열하다’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열하다’도 ‘뜨겁게 하다’는 뜻이니 ‘뜨겁게 열하다’를 풀이하면 ‘뜨겁게 뜨겁게 하여’라와 같이 같은 말이 되풀이 되는 말이 됩니다. ‘열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데우다’를 써서 ‘뜨겁게 데워’라고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68쪽 둘째 줄부터 셋째 줄까지 이어지는 “추시계가 겨울에는 빨라지고 여름에는 늦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가?”도 ‘추시계’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입니다. ‘무슨 까닭일가?’는 67쪽 여섯째 줄에도 있습니다.

다섯째 줄에 있는 ‘부피가 늘어나고’에서 ‘늘어나고’는 ‘팽창하고’를 갈음한 쉬운 말이고 여섯째 줄에 있는 ‘줄어든다’는 ‘수축한다’를 갈음한 쉬운 말이라 반가웠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나온 ‘늘어나고 줄어드는 정도’도 ‘팽창과 수축 정도’라고 하지 않고 쉽게 풀이해 준 좋은 보기라고 생각합니다. 밑에서 둘째 줄에 나오는 ‘늘어날 때 생기는 힘’은 ‘팽창력’을 쉽게 풀어준 말이고 마지막 줄의 ‘부서지는’도 ‘파괴되는’을 쉽게 풀어 쓴 말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 쉬운 말을 쓰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옛날 배움책이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보기를 그냥 보아 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쓰는 배움책에서도 쓸 수 있는 길을 얼른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쪽으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으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도 함께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4해 온가을달 스무아흐레 삿날(2021년 9월 29일 수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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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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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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