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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27쪽부터 2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27쪽 첫째 줄에 ‘견주어 보아라’가 나옵니다. 앞서 보여 드린 적이 있지만 요즘 많이 쓰는 ‘비교해 보아라’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배움책(교과서)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낱말을 쓰느냐에 따라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도 달라질 수 있음을 똑똑히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줄에 ‘집에 전기를 끌어 들이는 전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여섯째 줄에는 ‘공장에 전기를 끌어 들이는 전선’이 나옵니다. 이 말도 요즘 많이 쓰는 ‘가정용 전선’이나 ‘산업용 전선’이라는 말을 쉽게 풀어 쓴 좋은 보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말이 배우는 아이들에게 더 쉬운 말인지는 물어 보나마나 알 것이라 믿습니다.

 

아홉째 줄부터 열넷째 줄에 걸쳐서 “물이 흐르는 물대롱도, 물이 많이 흐르는 곳에는 큰 대롱을 쓰고, 물이 적게 흐르는 곳에는 작은 대롱을 쓰는 것과 같이, 전선도 전기가 많이 흐르는 곳에는 굵은 전선을 쓰고, 적게 흐르는 곳에는 가는 전선을 쓴다.”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전선을 물대롱에 빗대어 아주 쉽게 풀이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선’이라는 말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나온 ‘물대롱’이라는 말은 요즘 책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말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요즘에는 ‘호스’나 ‘파이프’라는 말을 많이 쓰고 ‘관’이라는 말을 쓰지 ‘대롱’이라는 말은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옛날 배움책에서는 이런 말을 써서 잘도 쉽게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잘 살려 썼다면 오늘날도 쓰고 있는 ‘관’이 들어간 다른 말도 토박이말로 바꿔 쓸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난 이레 엿배해(6학년) 아이들과 우리 몸과 아랑곳한 것들을 배우면서 ‘기관지’를 옛날 배움책에서 ‘숨관가지’라고 했고 ‘숨관’은 ‘숨대롱’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물대롱’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대롱’이라는 말부터 알게 해 주고 ‘관(管)’도 알고 파이프(pipe)도 알도록 해 주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열여섯째 줄에 나오는 ‘까닭’이라는 말도 앞서 자주 나온 말이지만 ‘이유’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27쪽 마지막 줄과 28쪽 첫째 줄에 걸쳐 나오는 ‘전류가 도는’이라도 말도 쉬워서 좋았고 28쪽 넷째 줄에 나오는 ‘이으면’도 ‘연결하면’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여섯째 줄에 ‘전선이 더워져서’라는 말도 요즘에 많이 쓰는 ‘전선이 과열되어’라는 말보다 쉬운 말이라서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째줄과 열한째 줄에 걸쳐 나오는 “전기는 어떻게 하여 우리 집에 들어오는가?”도 참 쉬운 월입니다. 여기서 쓴 ‘어떻게 하여’라는 말도 ‘어떤 경로로’ 또는 ‘어떤 과정을 거쳐’라고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래에 이어서 나오는 ‘쓰고 있는’, ‘움직여서’, ‘일으키는’, ‘물의 힘‘과 같은 말도 쉬운 말이다 싶어 좋았습니다.

 

어김없이 새롭게 떠오르는 새 해를 보며 올해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쉬운 말로 된 쉬운 배움책을 만들어 주자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보았습니다.

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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