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2-얼마이냐, 나란히 가는 면, 펼친그림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셈본 4-2’ 36, 3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6쪽 넷째 줄에 얼마이냐?’가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몇 개인가?’로 물었을 텐데 좀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여섯째 줄에 몇씩이라는 말도 요즘과는 다른 말이라 눈에 띄었습니다.

 

열둘째 줄과 열세째 줄에 걸쳐 나오는 모서리는 서로 나란히 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는 말도 요즘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평행하다라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열여섯째 줄과 열여덟째 줄에 걸쳐 나오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직각이라고 나오거든요. 이런 쉽게 풀이한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 배움책을 만들 때 썼으면 좋겠습니다.

 

열아홉째 줄에 세모본이 나옵니다. 이 말은 앞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 말이기 때문에 저는 낯이 익어서 반가운 말입니다. 이 말을 처음 보신 분은 도대체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았음을 왜 세모본으로 알아보라고 하는지 얼른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모본 삼각자라는 것을 알고 나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7쪽 첫째 줄과 둘째 줄에 걸쳐 나란히 가는 면이라는 것이 나옵니다. 위에서 나란히 가는 것이라는 말을 봤기 때문에 무슨 뜻인지를 알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평행면이라고 하는데 나란히 가는 면이 아이들이 그 뜻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의 눈과 귀에 익은 평행사변형이 왜 옛날 배움책에서는 나란히꼴이었는지도 바로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열한째 줄에 펼친그림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제가 열 몇 해 앞에 다른 사람들에게 옛날 배움책에서는 전개도라고 하지 않고 펼친그림이라고 했다고 하더라는 말을 했을 때 못 믿겠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저도 옛날 배움책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시는 것과 같이 펼친그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 또는 5학년 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더 쉬운 말인지는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어린이날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뜨거운 햇볕 아래 땀을 흘리신 아버지, 어머니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애를 쓰셔서 하루 동안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셨는지 모르지만 쉬운 말로 된 배움책으로 가르치고 배울 길을 마련해 주면 더 많은 날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배움책을 만드는 일에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시기 바랍니다.

 

 

4352해 들여름달 여드레 삿날 (2019 5 8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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