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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맛보기]여미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미다[뜻]벌어진 옷깃 따위를 바로잡아 반듯하게 하다.[보기월]아이의 옷깃을 여며 주시는 어머니의 손길에 사랑이 넘쳐 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온봄달(3월) 들어 둘째 날이자 새배해(새학년)을 비롯하는 날이었습니다. 배곳에 꽃등 들어오는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들배움풀이(입학식)이 있었고 새배해를 비롯하는 비롯풀이(시업식)도 있었습니다. 새내기들과 그들의 손을 잡고 줄줄이 들어오신 어버이들이 어울마당을 가득 채운 뒤 들배움풀이(입학식)를 했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란히 서 있는 어버이들께 옆으로 나와 달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이 손을 놓고 다들 나오는 데 한 어머니께서 쪼그려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아이의 옷..
[토박이말 되새김]들봄달 네 이레(2월 4주) 아이들에게는 봄말미(봄방학)이라고 하는 지난 열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배곳에 나갔습니다. 버릴 것을 챙겨 버리기도 했고 짐을 챙겨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셈틀(컴퓨터) 앞에 앉아서 여러 가지 일을 배워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내고 보니 무엇을 했나 싶기도 하고 일을 한 보람을 느낄 수가 없어 허전한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배곳 일을 잊고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일이 없이 간 것은 아니고 밖으로 일을 가지고 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벌써 봄을 알리는 몇 가지 꽃이 피었다는 기별을 듣보았는데 바람은 좀 차가웠습니다. 마바다(남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올라 맞은 바람은 더 차가웠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갈모임(..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33 *힘쓰자, 한해살이, 여러해살이, 나이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54, 5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4쪽 셋째 줄에 ‘배게’가 보입니다. ‘배다’가 ‘몬(물건) 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는 뜻을 알면 바로 알 수 있는 말입니다. 다섯째 줄에 있는 ‘힘쓰자’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노력하자’는 말을 더 자주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54쪽 열다섯째 줄에 ‘한해살이’와 그 다음 줄에 있는 ‘여러해살이’가 나옵니다. 55쪽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이테’도 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그 옆에 한자를 나란히 밝혀 써 놓아서 어떤 말이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
[토박이말 맛보기]시설궂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설궂다[뜻]매우 차분하지 못하고 수선을 잘 부려서 보기에 실없다.[보기월]저런 아이들은 열을 모아 놓아도 시설궂다는 말은 안 듣겠다 싶었습니다. 낮부터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는 알림을 듣고 나갔는데 아침 바람은 여전히 싸늘했습니다. 윗옷을 열고 나섰다가 찬바람에 놀라 얼른 채웠습니다. 윗도리를 조금 얇은 옷으로 입고 나왔더니 날씨가 아직은 이르다고 말을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겨우 한 가지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겼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 바깥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했습니다. 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바로 땀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함께 먹었는데..
[토박이말 맛보기]여리꾼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리꾼[뜻]가게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끌여들여 몬(물건)을 사게 하고 가게 임자로부터 삯을 받는 사람.[보기월]'여리꾼'을 알려주고 '호객꾼'이니 '삐끼'같은 말을 쓰지 않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일은 끝이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배곳에 나갔는데 저 말고도 일을 하러 온 분들이 있었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사람들이 없을 때 해야 하는 가심(청소)을 하러 온 분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북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해 본 적 없는 일을 맡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짐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며 배울 것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일이 아니고 배곳 일이니 다들 많이 도와 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