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입맛 나흘 물알 푸성귀 모이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49쪽부터 50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49쪽 둘째 줄부터 넷째 줄에 걸쳐 ‘그러니 우리는 밥을 잘 씹어 먹고, 반찬을 이것저것 골라서 섞어 먹으며는’이 나옵니다. 이 말은 요즘 ‘편식’을 하지 말라고 하는 말을 쉽게 잘 풀어 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밥은 꼭꼭 잘 씹어서 먹고 건건이는 이것저것 골고루 먹어야 튼튼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여덟째 줄에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해 주는’이 나오는 데 이것도 어려운 말을 쓰고자 했다면 ‘인체의 골격과 치아를 건강하게 해 주는’이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쉬운 말을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홉째 줄과 열째 줄에 걸쳐 나오는 ‘우리에게 생기를 돕고’에서 ‘돕고’도 쉬운 말을 골라 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서 나오는 ‘피’는 요즘 배움책에서 ‘혈액’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과 견주어 보면 참 쉬운 말이며 열한째 줄에 있는 ‘입맛’도 흔히 ‘구미’라는 말을 쓰는 것과 견주면 쉬운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소금들’에 나오는 ‘들’은 요즘 참 많은 곳에서 자주 쓰는 ‘등’을 갈음해 쓴 말인데 앞서 말씀을 드린 바 있지만 요즘에도 살려 쓸 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넷째 줄에 있는 ‘나흘’도 요즘 ‘4일’이라고 자주 쓰지만 우리가 옛날부터 날을 세던 것을 생각하면 ‘나흘’이 더 알맞은 말이지 싶습니다. 옛날 배움책을 보면서 이런 작은 것들부터 하나씩 우리다운 말로 바로잡아 썼으면 좋겠습니다.

 

50쪽 둘째 줄에 나오는 ‘–으로 되어 있다’도 다른 책에서는 ‘구성’이라는 말을 잘 쓰는데 굳이 그런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줄에 ‘초에 녹아서 물렁물렁해진다’도 어려운 말을 써서 ‘식초에 용해되어 유연해진다’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일곱째 줄부터 아홉째 줄까지 걸쳐 나온 “닭이 물알을 낳았을 때에는 조개껍질을 빻아서 먹인다. 무슨 까닭인지 알겠는가?”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물알’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은 ‘껍데기가 굳지 않고 무른 채로 낳은 새나 닭의 알’을 가리키는 말인데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집(사전)에는 올라 있지도 않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째 줄에 나온 ‘많은’은 ‘풍부한’을 갈음해 쓴 말이고 열둘째 줄에 나온 ‘푸성귀’는 ‘사람이 가꾼 남새와 저절로 난 나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오늘날에도 살려 쓰면 좋을 말입니다. 열다섯째 줄에 있는 ‘기른다’는 ‘사육한다’를 그 다음 줄에 있는 ‘모이’는 ‘사료’를 갈음한 쉬운 말입니다.

 

또 교육과정을 바꾸려고 한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해야 할 게 많겠지만 이참에는 꼭 쉬운 토박이말을 잘 살린 배움책을 만들어 주자는 데 많은 분들께서 한목소리를 내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354해 들여름달 스무날 낫날(2021년 5월 20일 목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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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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