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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붓하다'와 아랑곳한 이야기]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자잘먼지(미세먼지)까지 날아와 숨쉬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말없이 지킬 것을 잘 지키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참고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앞에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라는 노래를 들으며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봄이 날로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하나둘씩 피어나는 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와 비슷한 짜임의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겨울의 끝자락 또는 봄이 온다 싶을 때면 해마다 들려주기 때문에 들어 본 적이 있는 노래일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노래에 나온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시는지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둘레 사람들에게 ‘조붓하다’는 말의 뜻을 아는지를 묻곤 하는데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조붓하다’는 말집(사전)에 ‘조금 좁은 듯하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요. 이말 말고도 같은 짜임으로 된 말에 ‘너붓하다’, ‘가붓하다’와 같은 말이 더 있답니다. ‘조붓하다’는 말을 알면 이 말은 어떤 말인지 어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붓하다’는 ‘조금 넓은 듯하다’가 되고 ‘가붓하다’는 ‘조금 가벼운 듯하다’가 됩니다. 살면서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에 알아 두면 앞으로 쓸 일도 많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말의 짜임을 알면 뜻도 어림할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새로운 말을 만들 때 쓸 수 있어 좋습니다. 앞에서 본 ‘조붓하다’의 맞섬말이 ‘너붓하다’고 ‘가붓하다’와 맞서는 말은 말모이 사전에는 없지만 새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가벼운 듯하다’가 있으니 ‘조금 무거운 듯하다’는 말도 쓸 수 있을 거라는 거죠. 그렇다면 ‘무거붓하다/무붓하다’는 말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우리 아이들이 이런 말들을 모아 가지고 놀 수 있게 해 준다면 넉넉하게 말을 배우고 익혀 저마다 가진 느낌, 생각을 막힘없이 주고받으며 살 수 있게 될 거라 믿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말에 없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 쓸 수 있는 힘을 길러 줄 수 있으며 남다른(창의적인) 생각을 잘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될 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런 길을 얼른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4354해 온봄달 열여드레 낫날(2021년 3월 18일 목요일) 바람 바람.

 

*이 글은 경남일보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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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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