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으르다/()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으르다

[]다른 사람에게 무서운 말이나 짓을 하다.(위협하다)

[보기월]그런데 막 빵빵 거리고 불을 번쩍이며 으르는 듯이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했기 때문에 그제 밤에는 여느 날보다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잠자리에서 읽은 책 알맹이가 자꾸 생각이 나서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나만 잘 살기가 아닌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제 생각과 놀랍도록 같은 분이 계셨다는 것이 가슴을 뛰게 했지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걸 막지 못 하고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때알이(시계소리가 아닌 밥이 다 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깼습니다함께 가자고 했던 한 사람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서 혼자 서둘러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가 본 적이 있는 곳이라 길은 아는데 다들 일터로 나갈 때와 겹쳐서 길이 막혔습니다능을 두고 나서긴 했지만 그렇게 길이 막히는 바람에 마음이 좀 바빠졌습니다그런데 막 빵빵 거리고 불을 번쩍이며 으르는 듯이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막혀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아침부터 그런 것을 보니 기분이 더 안 좋았습니다왜 이렇게 밀리지 싶었는데 앞쪽에 수레끼리 부딪쳤는지 끌수레(견인차)가 와 있었습니다바쁠수록 천천히 가라는 말이 얼른 떠올랐습니다.

 

빠른길(고속도로)이 막히지 않아서 만나기로 한 때보다는 일찍 김해 도서관에 닿았습니다. ‘토박이말 속으로 풍덩이라는 벼름소(주제)가 적힌 펼침막과 알림판이 가장 먼저 보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차분하면서도 밝은 얼굴로 저를 맞아 주었습니다왜 우리가 토박이말을 챙겨야 하는지 그 까닭을 알려주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들 또록또록하게 말을 잘하더군요토박이말을 많이 알고 써야겠다는 아이도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겠다는 아이도 있어서 기뻤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일으켜 놓았으니 앞으로 토박이말 놀배움과 널알림감 만들기는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기분 좋은 새해 첫 만남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


-그를 을러도 보고 달래도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나무라면서 때릴 듯이 으르니까, 계봉이는 해뜩 돌아서서 아랫방께로 달아나느라고 질름지름 숭늉을 반이나 흘린다.(채만식 탁류)


4352해 한밝달 열흘 낫날(2019년 1월 10일 목요일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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