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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바라기

'생활'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뭐라고 했을까요?

토박이말바라기 2019. 8. 19. 23:17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6-쇠붙이처음익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1951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5, 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쪽 둘째 줄과 셋째 줄에 자리를 잡아 집을 짓고마을을 이루어 살림살이를 하게 되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정착 생활과 촌락 생활을 했다는 것을 이렇게 쉽게 풀어 쓸 수 있음을 알게 해 주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더 쉬운 말인지 견주어 보면 될 것입니다.

 

그 다음 줄에 오래 동안 지나면서 천천히 발달하여 음식도 익혀 먹고 옷도 지어 입으며 쇠붙이도 만들어 쓰게 되었다.”는 월(문장)도 참 쉽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저보고 좀 더 다듬어 보라고 한다면 발달하여는 나아져서로 하고 음식은 먹거리로 바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여섯째 줄에 있었던 쇠붙이는 더 반가운 말이었지요. ‘금속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바람에 배움책에 쇠붙이라는 말이 안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는 낯선 말이 되었습니다. ‘겨레붙이라는 말도 있고 피붙이’, ‘살붙이라는 말도 있는데 잘 안 쓰이게 된 것도 같은 까닭일 것입니다이런 말을 두루 많이 썼다면 돌붙이’, ‘나무붙이라는 말도 만들어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앞으로 우리말이 더욱 넉넉해지는 그런 날이 얼른 오도록 힘을 써야겠습니다.

일곱째 줄에 나오는 처음이라는 말도 요즘에 최초’, ‘시초라는 말에 밀려 잘 쓰지 않는데 보니 반가웠습니다. ‘처음이라는 쉬운 말을 두고 이와 비슷한 뜻이라며 효시라는 말을 배웠던 일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이어서 나오는 이라는 토박이말도 여유라는 말을 갈음해 쓴 말이고 그 다음에 나온 도 흔히 쓰는 의사를 갈음해 쓴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우리 아이들에게 쉬운 토박이말부터 가르치고 배워서 쓸 수 있게 해 주고 싶습니다그 다음에 뜻이 비슷한 들온말(외래어)들을 가르치고 배워서 탄탄하면서도 넉넉한 말글살이를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더 나아가 느낌생각뜻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고 가리는 힘까지 길러 주어야 할 것입니다.

 

열째 줄에 나오는 익힘도 참 좋습니다말 그대로 아이들이 앞서 배운 것을 익혀 볼 수 있는 물음에 붙인 이름(제목)이기 때문에 익힘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6쪽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오는 한 살림을 이루고 지냈다는 말도 그렇고 맨 밑에 줄에 나오는 서로 어울려서도 쉽게 풀어 쓴 좋은 보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옛날 배움책에서 이렇게 좋은 보기들을 찾아 낼 수 있다는 것을 저와 함께 기뻐해 주시고 고마워 해 주시는 분들이 많기를 비손합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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