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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 한말글 모임
[토박이말 되새김]4351_6-3 어제가 한 해 가운데 낮이 가장 길어 여름으로 가득찼다는 온여름(하지)이었습니다. 낮이 길긴 참으로 길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밤이 낮보다 길어지고 겨울과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니 더위도 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꼼짝만 해도 땀이 흐르는 저로서는 견디기 쉽지 않은 오란비(장마)와 더위가 남아 있지만 이렇게 마음만은 시원한 날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리고 여러 사람들의 힘과 슬기가 모여 잔치 갖춤이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반갑고 기뻤습니다. 여러 가지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지난해와 다른 새로운 잔치를 마련한 것이 더욱 뜻이 깊습니다. 이렇게 기쁘고 보람있는 놀배움 잔치를 더욱 널리 알리..
[토박이말 맛보기]썰썰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썰썰하다[뜻]속이 빈 것처럼 시장한(배고픈) 느낌이 있다.[보기월]겨우 두 가지 일을 끝내고 나니 썰썰해서 낮밥을 일찍 먹으러 갈까 싶었습니다. 그제 저녁에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지난 6월 5일 창원에서 있었던 사람책 도서관에서 만난 경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박찬 사무처장님과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횟집에서 뵙자고 한 것이 잘못한 게 아닌가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소담하게 차려진 상을 보고 그런 생각이 싹 가셨습니다. 앉자마자 여러 가지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소담하게 차려 놓은 것들을 다 먹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토박이말바라기가 나아가야 할 쪽과 좋은 수를..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44-들, 모듬살이, 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92, 9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92쪽 셋째 줄에 ‘들’이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등’을 쓰기 때문에 볼 수 없는 말입니다. 말모이(사전)에서 ‘들’을 찾아보면 ‘등’, ‘따위’와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옛날 배움책에는 잘 썼는데 요즘 배움책에 쓰지 않으니 아이들이 쓰지 않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께서 ‘등’을 써야 할 때 ‘들’이나 ‘따위’를 써 주시기 바랍니다. 열째 줄에 ‘모듬살이’가 또 나옵니다. 앞서 ‘사회생활, 집단생활, 단체생활’을 갈음해..
[토박이말 맛보기]오줄없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오줄없다[뜻](사람이나 하는 일이)야무지거나 반듯하지(칠칠하지) 못하다.[보기월]제가 가르치는 아이를 자랑하면 오줄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더 자랑하고 싶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온여름달(6월)이지만 다른 곳은 많이 더운 '더위달(7월)'인 곳이 많은가 봅니다. 더위 이야기가 넘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온여름달인만큼 알맞게 더웠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오란비(장마)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 아래 마쪽(남쪽) 제주도부터 비가 내리면 보름 남짓 비가 오락가락할 것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 비가 내리고 있지만 아직 오란비(장마)는 아니라고 하네요. 어제는 밤이 늦도록 공차기를 보느..
[토박이말 맛보기]쌉싸래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쌉싸래하다[뜻]조금 쓴 맛이 있는 듯하다.[보기월]제 입맛이 그래서인지 깻잎에서 쌉싸래한 맛이 많이 났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아침부터 날이 바뀔 때까지 엄청 바빴지만 참 뜻깊은 날이었습니다.(사)토박이말바라기와 울력다짐을 한 (주)지란지교컴즈 오진연 대표님을 따로 만났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엄청 바쁘실 텐데 저를 만나 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모자라고 거친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토박이말을 살려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될 좋은 수를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천천히 하나씩 해 나가자는 다짐 말씀을 듣고 나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습니다. 저녁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