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발자취

1. 서기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한글 반포 8회갑(480돌)] 처음으로 기념.

- 이름 :	가갸날.
- 근거 :	'왕조실록' 권 113 세종 28년(병인) 9월 조에 "이 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是月訓民正音成)"이란 기록을 근거로 삼아, 그 당시 음력 9월의 끝 날인 29일을 훈민정음이 반포된 날로 추정함.
- 누가 :	조선어연구회(국어 연구 학회→ 배달 말글 몯음→ 한글모→ 조선어 연구회→ 조선어 학회→ 한글학회)와 신민사의 공동주최.
- 장소 :	식도원.
- 그밖 :	한용운 님이 동아일보에 '가갸날'이란 시 발표.

가 갸 날
한 용운

아아, 가갸날
참되고 어질고 아름다와요.
'축일(祝日)' 제일(祭日)'
'데이' '시즌' 이 위에
가갸날이 났어요, 가갸날.
끝없이 바다에 쑥 솟아오르는 해처럼
힘있고 빛나고 뚜렷한 가갸날.

'데이'보다 읽기 좋고 '시즌'보다 알기 쉬워요.
입으로 젖꼭지를 물고 손으로 다른 젖꼭지를 만지는
어여쁜 젖꼭지를 물고 손으로 다른 젖꼭지를 만지는

어여쁜 아기도 일러 줄 수 있어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계집 사내도 가르쳐 줄 수
있어요.
가갸로 말을 하고 글을 쓰셔요.
혀끝에서 물결이 솟고 붓 아래에 꽃이 피어요.

그 속엔 우리의 향기로운 목숨이 살아 움직입니다.
그 속엔 낯익은 사랑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감겨 있어요.
굳세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노래하여요.
검이여, 우리는 서슴지 않고 소리쳐 가갸날을
자랑하겠습니다.
검이여, 가갸날로 검의 가장 좋은 날을 삼아 주세요.
온 누리의 모든 사람으로 가갸날을 노래하게 하여
주세요.
가갸날, 오오 가갸날이여. - 동아일보 제2247호(1926.12.7)에서

2. 1928년에는 '가갸날'의 이름을 '한글날'로 고치고 계속 음력 9월 29일에 기념식을 올림.

3. 1931년에 양력으로 고치기로 하고 수학 전문가 이 명칠, 권 상로에게 양력(율리우스력)으로 환산을 의뢰하여 10월 29일을 한글날로 기리게 됨.

4. 1934년부터는 양력 10월 28일을 한글날로 기념하기로 정함.

- 근거 :

1934년에 이르러 양력 환산방법에 의문을 품게 됨. 세종 당시에는 서양에서 율리우스력을 사용하던 시기라 그렇게 했던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쓴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일제 당시 쓰고 있던 양력은 1582년에 개정된 '그레고리오력'이었으므로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으로 되었던 것. 그래서 이명칠, 권상로, 이원철, 김시중 등 전문가들에게 위촉하여 세종 28년 음력 9월 29일은 서기 1446년 10월 28일로 의견이 모아져 이 날을 '한글날'로 기념하게 되었다.

5. 1940년 7월 훈민정음 해래본을 찾고, 1945년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최종 확정함.

- 근거 :

1940년 7월에 경상북도 안동에서 찾은 훈민정음 해례본 끝에 "정통 11년 9월 상한(正統十一年九月上澣)"이라는 기록이 있어 한글 반포 날이 새롭게 밝혀졌던 것. 그러나 이 때는 이미 제 2차 세계 대전이 터져서 모든 것이 통제되고 집회를 엄금하는 때이라 한글날 기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되자 한글 학회는 '정통 11년 9월 상한'을 상순(상한)의 끝 날인 9월 10일로 잡고, 양력으로 환산한 결과 10월 9일이 되므로 이 날을 최종으로 확정한 것.

6. 1946년 10월 9일 한글 반포 500돌을 맞이하여 정부에서는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함.

- 장소 :	각계 인사 2만여 명이 덕수궁에 모여 기념.
- 주관 :	한글학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관

7. 1981년 535돌 한글날부터 한글날 기념을 서울시가 주관. 1980년까지는 한글학회와 세종대왕 기념사업회에서 주관했음.

8. 1982년 536돌 한글날부터 한글날 기념을 문화공보부가 주관.

9. 1991년 6공화국 때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됨.

- 이유 :

(1) 이른바 제6공화국 정부(노 태우 정권)는 공휴일이 너무 많아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 발전에 장애가 많다는 이유로      한글날과 국군의 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함.
(2) 1990년부터 총무처(지금의 행정자치부)가 정한 법정 공휴일의 축소 방침에 따라 1991년 국무회의에서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      에서 제외하고 단순한 기념일로 격하시킴.
(3) 당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여 보면 문화부 장관으로 갓 부임한 이어령 장관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자, 공휴일에서는 제외      하더라도 문화 행사 등을 더 활발하게 펼치도록 지원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얼렁뚱땅 한글날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는 반문      화적 결의를 하고 말았다. 그 뒤 10년동안 한글날의 행사 규모는 나날이 축소되고 학교나 직장에 나가지 않는 일부 한가한 인      사들만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고작이 되었다. 당시 총대를 맨 총무처 장관은 이연택씨로 알려져 있다.
(4) 집권자들의 한글에 대한 무지의 역사성도 반영이 된 것. 세벌식 타자기의 우수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판 중에      서 가장 뒤떨어진 네벌식을 표준으로 정한 박정희 정권, 또 한글을 비과학적인 글자로 만드는 완성형과 두벌식을 추진한 전      두환 정권 그 후속 정권인 노태우 정권도 마찬가지였음.
(5) 일부이긴 하지만 한글은 세종 때에 창제한 것이 아니라 먼 옛날 환웅 때부터 있었다는 주장과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      짜로 정한 10월 9일도 모호하다는 것, 또 글자 기념일을 가진 다른 나라가 없다는 점 등등의 주장도 있었음.

2001. 08. 18.

송 영상(길동무) 옮김.
조 상현(좋은메) 마지막 정리.

한글 학회 - 한글날의 발자취
김 슬옹 - 훈민정음 언해본(희방사본)의 희방사를 찾아서
김 석득 - 한글 세계화 운동 본부
하이텔 한글 사랑 다솜